
정지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줄거리
소설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 후에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지인들을 통해 과거 아버지의 행적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일명 '빨갱이'였다. 아버지는 지리산과 백운산을 카빈 소총을 들고 누빈 빨치산이었다. 그는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싸웠으나 처절하게 패배했다.
그로인해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던 어려움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주제는 아니다. 가장 큰 주제는 빨갱이 아버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빨갱이'와는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억척스럽게 시대의 역경과 이념을 넘으며 살아온 아버지. 아버지는 도대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길래, 장레식장에 끊임 없이 사람들이 오고, 조문객은 가족보다 더 슬퍼하고, 상주까지 대신해 주는 것일까.
이 이야기는 크게 네 줄기로 이뤄진다. 첫번째는 아버지와 평생을 반목해온, 그의 동생인 작은아버지와의 이야기다. 두번째는 구례에서 아버지가 사귀어온 친구들의 이야기다. 샛노란 머리의 소녀.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아버지의 “담배 친구”, 그밖에 ‘학수’를 비롯해 아버지의 동생과 아들을 자처하는 과거 아버지에게 덕을 입은 사람들, 총부리를 맞서고 싸웠지만 이윽고 친구가 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한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목소리 리얼리스트 정지아
정지아 작가는 섬세한 문체와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와 개인의 삶을 그려내는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그 사이의 갈등과 조화를 중심으로 한 서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그녀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세심한 시선과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진지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정지아 작가는 1965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농촌과 자연의 정서를 깊이 체험하며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그녀가 묘사하는 시골 풍경과 사람들의 삶은 한국 문학의 진정성을 대표하는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
정지아 작가는 1990년 소설 *「빨치산의 딸」*로 데뷔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분단과 이데올로기의 상처를 주제로 하여 가족사와 현대사를 녹여낸 독창적인 소설로 평가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녀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봄날」, 「아버지의 땅」, 「새벽길」 등이 있으며, 이 작품들에서는 개인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특히, 그녀의 작품들은 역사적 상처와 현재의 갈등을 연결 지으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문학적 특징
정지아 작가의 문학은 주로 소외된 사람들과 주변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개인의 삶을 조명하며, 섬세한 심리 묘사와 서정적인 문체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또한, 그녀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현대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정지아 작가의 작품은 오늘날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과 인간다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개인의 이야기 속에서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발견하게 합니다. 그녀의 문학은 단순한 오락이 아닌, 깊이 있는 사유와 공감을 선사하는 소중한 통로로 작용합니다.
정지아 작가는 한국 문학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며,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작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문학을 통해 한국 사회와 인간 본질을 탐구하려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등장인물
주인공 : '나' 자본주의 한국에서 사회주의자로 평생을 살고, 앞으로 한국이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 아버지를 평생 이해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인물. 교수가 되어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3일간 장을 치르며, 조문객에게서 듣는 아버지의 살아 생전 충격적이고,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를 통해 처음으로 아버지의 진실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 :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사회주의자. 사회주의에 핵심이 되는 '노동'에는 젬병이라 놀림을 받고, 자신으로 인해 집안이 몰락하여 동생에게 미움을 받지만, 의리 있고, 남을 돕는 데는 앞장서며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훌륭한 리더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념의 경계를 넘어 인심을 베풀며 살아간다.
어머니 : 사회주의자이면서 현실적인 신여성이지만, 아버지의 '유물론'과 '동지' 앞에 언제나 의견을 굽힌다.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려 하지만, 아버지는 빚 보증을 언제나 서주고, 사기를 당해도 '동지애'로 잔소리를 하며 어머니의 역할을 지켜낸다.
작은아버지 : 아버지가 사회주의 운동 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며, 평생을 자신의 형과 반목하며 지냈다. 형을 미워하게 된 계기는 형제 사이만 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숨겨있었는데, 장례식장에서 그 비밀이 밝혀진다.
명대사
"넘의 딸이 담배 피우면 못된 년이고, 내 딸이 담배 피우면 호기심이여? 그거이 바로 소시민성의 본질이네!"
"담배 한까치 도라."
아버지와 그날 함께 태운 담배가 담배 경력을 통틀어 가장 맛났다. 영혼이라는 게 있어 담배 세대를 연달아 태우는 이 장면을 목격한다 해도 아버지는 담배 한까치 도라, 그럴 것이다.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아버지 십팔번이었다.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가벼움’에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 (…) 이런 젠장”으로 시작하는 첫 챕터에서 독자들은 감을 잡겠지만 이 책은 진중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각 잡고’ 진지한 소설이 아니다. 남도의 구수한 입말로 풀어낸 일화들은 저마다 서글프지만 피식피식 웃기고, “울분이 솟다 말고 ‘긍게 사람이제’ 한마디로 가슴이 따뜻”(추천사, 김미월)해진다.
향토적인 언어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사투리와 인물의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살아난다. 발음을 그대로 새겨 넣은 탓에 어렵지 않게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어 한국어 특유의 찰진 말맛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사람을 위하고, 하늘 아래 평등하고 사람 답게 사람을 대하는 인심 두둑한 아버지의 일생을 재미있게 그려낸다. 정지아 작가의 핍진성 있는 필력 덕분에 소설은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순식간에 독자를 몰입의 세계로 이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사람들과 알지 못했던 무수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었다. 언제나 그런 행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성공만 있는 이야기는 얼마나 단조로운가. 돌이켜보면 모든 실패와 고통이 나를 키웠다. 실패나 고통이 있어야 이야기가 극적으로 완성되는 법 아닌가. 그러니, 어떠한 것이 나의 미래에 놓여 있든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다.
- 미공개 에세이 중
총평
나는 이 책을 서점에서 1년 정도 피해왔다. SNS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신간 베스트 도서에도 언제나 있었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은 무언가 읽기 싫은 몹쓸 고집이 발동한다. 하등 쓸모가 없는데, 하여튼 그렇다.
그러다 우연히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쩌면 나에게 '아버지'라는 단어가 와 닿지 않아서 외면했을 수도 있다. 소설을 읽기 전부터 독서 모임 사람들의 후기 반응이 뜨거웠다. "소설이 재미있어요." "잘 읽혀요." "흥미진진해요." 등 호평이 많았다. 나는 기대감에 소설을 시작했다.
소설을 읽고 몇 장만에 빨려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는 금기시 되는 단어 '빨갱이', '사회주의' 이 소재로 소설을 쓴 것이 참신했다.내가 살면서 '사회주의자'의 삶을 본 것은 언제나 부정적인 것들 뿐이었다.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웃겼다'
웃기면서도 진정성 있고, 사람을 위하는 모습이 '이 사람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에게 감화되었다.
가장 감동적인 에피소드는 아마 작은 아버지의 서사인 것 같다. 빨갱이로 발각된 것이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작은 아버지의 실수로 발각이 된 것인데 아버지를 반목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집안을 망하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서, 아버지의 탓으로 돌린 것이었고, 아버지는 묵묵히 작은 아버지의 미움을 들어 주었다. 그저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도 괜찮다고,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가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문과 동시에 '사회주의자'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과연 자본주의가 우리 삶에 완벽한 체제이고, 사회주의자들은 정말 죽여야 하는 사람들일까. 우리 사회에 생겨난 이념 갈등과 혐오의 경계를 연하게 만들어 주는 건 역시 소설, 문학이었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문재인 전 대통령, 유시민, 김미월 소설가 등 저명한 인사들이 이 책에 대해 찬사를 남겼다. 나는 그 해 이 책을 최고의 책으로 뽑았다. 2025년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 책보다 더 흥미롭고, 감동적이고, 센세이션한 몰입감을 준 도서는 없는 것 같다.
서울국제도서전 2024년에 갔을 때 정지아 작가의 사인을 받았다. 정말 존경하고, 대한민국에 이런 소설을 등장 시켜준 정지아 작가에게 고마움과 경애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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