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 편지를 써 드립니다. '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쓰고 싶다. 꺼내주어야 해. 지금 당장 여기서.
갑자기 산통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쇼타로 씨의 아버지 글씨가 내 손가락 끝에서
쏟아질 듯 몸부림쳤다. 그것은 그야말로 진통 같았다.
이 징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일 초라도 빨리 펜을 잡고 싶었다.
출처 입력
대필가 집안의 10번째 대필가였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주인공 포포는 고향 가마쿠라로 돌아와 츠바키 문구점을 물려 받는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기억을 안고서 포포는 가마쿠라의 이웃들과 소소한 일상을 이어가며 가업을 잇기로 마음먹는다. 마음과 진심을 다듬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츠바키 문구점을 찾으면, 포포는 적절한 단어와 종이, 붓, 펜, 마음을 골라 대필을 한다.
저는 오모지(미운 손글씨라는 뜻)에요.
복숭아와 딸기, 바닐라 시나몬을 섞은 듯한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외모의 여자가 어느날 츠바키 문구점을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악필이라고 고민을 토로한다. 실제로 쓴 글씨를 보니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선 포포는 침착하게 차를 내어 온다. 차를 마시며 따뜻한 난로에 앉아 그녀의 고민을 차분히 들어준다.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는 것보다 자신의 글씨를 보여주는 게 더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카렌'.
시어머니 환갑 축하 카드를 써 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한다.
포포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글씨를 못 쓰는 사람의 고충.
오모지의 결함이 얼마나 고민스러울 지 새삼 느끼게 된다.
포포는 그녀에게 힘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한다.
우아하고 가지런한 백합같은 그녀의 이미지와 비슷한 글씨를 쓰고 싶다고.
전통을 중요시 하는 시어머니에게 어울리는 백년 된 벨기에 편지지를 고르고
카렌과 닮은 애용하는 로메오 넘버3 볼펜으로 쓰기로 결정한다.
이런 치밀한 고민과 내면이 생생하게 담긴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 있으면,
내가 마치 편지를 쓰고, 글자를 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상에 지쳤나요? 그렇다면 한밤중의 베이커리를 찾아주세요.
오누마 노리코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만 문을 여는 독특한 빵가게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사람들과 이곳을 찾는 손님의 이야기를 피카레크스식 구성(동일한 인물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으로 한 소설이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빵집 오너와 잘 생기고 제빵 기술이 좋지만 독설가인 제빵사, 이 빵가게에 갑자기 얹혀 살게 된 시니컬한 여고생, 그들이 모여 세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끈한 빵을 구워 대접한다.
정겨운 드라마 전원일기가 생각나는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오기와라 히로시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가족에 대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으로, 삶의 애환과 따뜻한 유머가 공존하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세계가 집대성된 결정적인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담아내며 허황되지만은 않은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저자만의 온화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단편집이다.
실은 제가 사람을 죽인 적이 있습니다.
산기슭에 위치한 이발소를 찾은 한 청년과 이발소 주인이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발을 하는 섬세한 과정 묘사는 작가의 날카로운 디테일이 돋보인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 우리는 어떠한 복선을 감지하고 그 이야기를 경청하게 된다.
이발사는 한 청년을 이발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자신이 이발을 하게 됐을 때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번창했던 이야기. 또 망한 이야기, 이별 이야기 등 삶의 굴곡을 고요히, 그러면서도 정성껏 이발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발사는 자신의 우발적인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청년은 복역 중에 아내와도 이혼을 하게 된 사정도 듣게 된다.
이발사 본인의 자식이 살인자의 아내와 자식으로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저, 얼굴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앞머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는지 신경쓰여서.
나는 이 부분을 2번 읽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했다. 여러분도 그러길 바란다. (첫번째에 안다면 영리한 거지만)
이발사는 그 청년의 정체를 아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의 결말을 그 청년의 정체를 아는 걸로 정했다.
그 청년의 정체를 알고, 여운 깊은 그 마지막 말을 잊고 싶지가 않아서.
이발사의 바람 잘 날 없었던 인생과 청년의 정체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한다.
느리지만 정성어린 한끼가 주는 위로 '달팽이식당'
오가와 이토

뱃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점점 힘이 넘쳐났다.
그것은 구마씨의 어머니가 우리를 생각하여
정성껏 이 음식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밥알을 먹고 있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 그 자체를 먹고 있는 기분이었다
행복을 선사하는 작은 식당의 기적!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작은 식당 이야기『달팽이 식당.
작사가 출신의 오가와 이토가 쓴 데뷔작으로 '먹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동거하던 연인이 돈과 살림살이 전부를 가지고 사라져버린 후 갑자기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게 되자, 완벽한 외톨이가 된 링고는 10년 만에 어머니가 있는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달팽이 식당'이라는 작은 식당을 연다. 정해진 메뉴도 없고, 받는 손님은 하루에 딱 한 팀. 손님의 취향과 인품에 대해 철저히 사전조사를 한 후 상황에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인 이 작은 식당에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최애 소설은 바로
'츠바키 문구점'입니다.

2025년에 벚꽃 에디션으로 분홍색 표지의 <연애편지> 편도 참 재미있어요.
문구점 편을 좋아하셨다면, 연애편지 편도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은
책의 내용을 상세하게 적었는데..
가지고 있지 않은 건, 제가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을 적지 못했네요.
도서관에서 알게 된다면, 다시 옮겨 적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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